각질 제거는 피부 관리 루틴에서 중요한 단계 중 하나다. 과도하게 쌓인 각질은 피부 표면을 거칠게 만들고, 스킨케어 제품의 흡수를 방해하며, 트러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물리적인 스크럽과 달리, 화학적 각질 제거제는 자극을 줄이면서도 효율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AHA와 BHA 성분을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이 두 성분은 작용 방식과 피부 타입별 적합성에 차이가 있어, 단순히 유명하다는 이유로 선택해서는 안 된다. 이 글에서는 AHA와 BHA의 구조적 차이, 피부에 미치는 작용, 사용 시 주의점까지 종합적으로 정리해 보았다
AHA, 수용성으로 작용하는 표면 각질 제거제
AHA는 Alpha Hydroxy Acid의 약자로, 대표적으로는 글리콜산, 젖산(락틱애시드), 말릭애시드(사과산) 등이 포함된다. AHA는 수용성 성분으로, 피부 표면의 죽은 각질 세포를 부드럽게 녹여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 성분은 수분을 끌어당기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각질 제거와 동시에 피부에 수분감을 제공하는 이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AHA는 주로 건성 피부나 예민하지 않은 피부 타입에 적합하다. 각질이 들뜨거나 피부결이 거칠어질 때 사용하면 부드럽고 매끄러운 피부결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피부의 자연스러운 턴오버 주기가 느려지는데, AHA는 이를 촉진하여 피부에 생기를 부여하는 데 유효하다. 다만 AHA는 자외선에 대한 민감도를 높일 수 있으므로, 사용 후에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병행해야 한다. 또 처음 사용할 때는 낮은 농도(5~7% 이하)부터 시작하고, 주 1~2회 정도 사용하며 피부 반응을 관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민감한 피부의 경우 일시적으로 따가움이나 붉어짐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진정 성분이 함께 포함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BHA, 지용성으로 모공 속 피지를 정리하는 성분
BHA는 Beta Hydroxy Acid의 약자로, 일반적으로 살리실산(Salicylic Acid)이 대표 성분이다. BHA는 지용성이기 때문에 물에 잘 녹지 않고, 대신 피부의 유분층과 잘 결합하는 특징이 있다. 이로 인해 피부 표면보다는 모공 속까지 침투해 피지와 각질을 동시에 제거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지성 피부나 트러블이 자주 생기는 피부 타입에 특히 적합하다. BHA는 여드름 유발 요소인 과잉 피지, 모공 막힘, 염증을 동시에 조절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화이트헤드, 블랙헤드와 같이 모공 속에 쌓인 노폐물을 정리하는 데 유용하며, 피부결을 매끈하게 다듬는 데도 도움을 준다. BHA는 항염 작용이 있어 염증성 트러블에도 어느 정도 진정 효과를 줄 수 있다. 하지만 농도가 높거나 너무 자주 사용할 경우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으므로, 복합성 피부나 민감성 피부는 사용 횟수를 조절해야 한다. 또한, 살리실산은 임산부나 아스피린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주의가 필요한 성분이므로, 제품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 타입별 선택 기준과 사용 시 주의사항
AHA와 BHA 모두 효과적인 각질 제거 성분이지만, 피부 타입과 현재 상태에 따라 선택 기준이 달라진다. 건성 피부나 각질이 자주 일어나는 피부에는 AHA 기반 제품이 적합하며, 이는 수분 공급과 각질 정리에 동시에 도움이 된다. 반면 피지 분비가 많거나 블랙헤드·화이트헤드가 자주 생기는 지성 피부에는 BHA 기반 제품이 더 효과적이다. 복합성 피부는 부위별로 다르게 접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T존은 BHA를, 볼이나 턱은 AHA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나누어 적용하면 자극을 줄이면서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또는 AHA와 BHA가 함께 포함된 저농도 제품을 주 1~2회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두 성분 모두 피부 턴오버 주기를 촉진하기 때문에, 사용 초기에는 일시적으로 트러블이 올라오거나 각질이 과도하게 벗겨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를 ‘일시적 반응’으로 보는 경우도 있지만, 1~2주 이상 지속되거나 통증, 붉은 기, 가려움증이 심해질 경우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피부과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AHA와 BHA 모두 자외선에 민감해지기 쉬운 성분이므로, 사용 주기를 밤으로 설정하고, 낮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 외에도 레티놀, 비타민C 등 자극성 성분과 동시에 사용할 경우 피부가 민감해질 수 있으므로, 제품 간 궁합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각질 제거는 피부를 밝고 매끄럽게 만드는 데 핵심적인 단계이지만, 잘못된 성분 선택이나 과도한 사용은 오히려 피부 장벽을 약화시키고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AHA와 BHA의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의 피부 타입에 맞게 적용한다면 보다 건강하고 안정적인 피부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